
탈수·동맥경화 겹치면 '급성 심근경색' 위험 높아
개그맨 김형곤씨가 운동을 하던 중 갑작스레 숨진 사인은 무엇일까.
의료 전문가들은 김씨가 운동 도중 화장실에서 갑자기 사망한 정황으로 미뤄볼 때 '급성 심근경색'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에서도 돌연사로 인한 사망자의 70~80%가 급성 심근경색이 사인.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권현철 교수는 "심장 맥박이 불규칙한 부정맥,심근경색,과격한 운동 등으로 나타나는 전해질 이상,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돌연사의 원인"이라며 "김씨가 비만이었을 때 이미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있다가 이날 운동 도중 동맥경화반이 파열되면서 생긴 혈전이 혈관을 막아 급성 심근경색을 불러일으켰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그가 이달 말 △미국 카네기홀에서의 공연을 앞두고 있었다는 점 △기러기아빠로 홀로 지냈다는 점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관념을 지녔던 점 등 다양한 정신적 스트레스도 한몫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의 수영한서병원 김종현 심혈관센터 소장은 "목이 짧고 허리가 굵은 고인의 체형이 심혈관 질환이 올 수 있는 위험도를 갖고 있었다"고 진단하고 "사우나로 땀을 흘린 후 운동을 했다면 탈수로 인해 혈액 흐름이 뻑뻑해져 급성 심근경색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동맥경화의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심한 운동이나 장시간의 사우나 등이 고인의 심장 기능을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의료 전문가들은 다른 한편으로는 김씨가 헬스클럽 화장실에서 숨졌고,화장실 문 밑으로 피가 보였다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머리의 대동맥이 터졌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뇌출혈이 발생한 경우,이르면 3~4시간 후 사망에 이르게 된다.
반면 동아대병원 순환기내과 차광수 교수는 "심근경색이든 뇌출혈이든 일반적인 외상과 같이 밖으로 피가 흘러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제한 후 "고인의 구체적인 상태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1차적인 원인을 단정하긴 어렵지만 화장실 문 밑으로까지 피가 흘러나왔다면 상당한 양의 출혈이 있었다는 얘기인데 이는 김씨가 바닥에 쓰러지면서 생긴 상처에서 나온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이와 관련,"일부에서 말하는 것처럼 과다하게 체중을 줄이다가 사망한 것 아니냐는 추정은 가능성이 낮은 얘기"라고 말했다.
윤성철기자 cheol@busanilbo.com
[출처: 부산일보] |